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감상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은 혜민 스님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후 4년여 만에 선보이는 신간 서적이다. 사실 나는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대중적인 성공과 그로인한 혜민 스님의 폭발적인 인기를 접하며 오히려 그에 따른 반감이 있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읽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가 최근 신간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의 출간 소식을 접했다. 우연히 TV를 보다가 무한도전에 나온 혜민 스님을 보았고, 방송에서 혜민 스님의 인간적인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책을 통해 혜민 스님의 평소 생각을 알고 싶어 책을 골랐다.

 

우선 책 제목인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책을 읽어나가며 알게 되었다. 책 제목에서 말하는 완벽하지 않은 것이란 가장 가까이는 나 자신을 의미한다. 나는 완벽하지 않지만 나의 존재만으로도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내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나 스스로를 사랑하고 존중해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러한 사실들을 잊고 산다. 이 책은 그렇게 우리가 쉽게 잊어버리며 살고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쉬운 책이다. 읽기에 부담이 없고, 중간 중간 화려한 삽화들이 있어 눈이 즐겁다. 책 속의 그림들은 단순히 심미적인 가치를 위해 존재하는 것들이 아니라, 그림들을 감상하며 해당 챕터의 내용을 한 번 더 되뇌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장치이다.

 

책은 크게 여덟 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자애, 관계, 공감, 용기, 가족, 치유, 본성, 수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의 챕터로 구성하였다. 우리가 평소 느끼는 감정들,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 완벽하지 않아 보이는 나를 따스하게 바라볼 수 있는 수단들이 매챕터마다 혜민 스님 본인이 직접 겪었던 이야기들과 잘 어우러져 다루어진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으며 크게 공감하는 부분들이 여기에 있을 것이다. 평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스님이 관계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보며, ‘아 스님도 나와 같은 고민을 했었구나라는 공감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아 스님은 이런 어려움이 있었을 때 이렇게 생각하며 그 고민을 넘어갔구나하는 일종의 삶의 힌트를 얻게 될 것이다. 큰 깨달음이 아니라, 사소한 일상에서 얻는 힌트들로 나는 책을 읽는 내내 이런 고민들이 나만의 것은 아니었구나하는 안도감을 얻었다. 스님이 전해주는 삶의 힌트들이 정답은 아닐지라도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 일들을 누군가는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하며 책을 읽는 동안 치유가 되는 느낌을 받았다.

 

책은 각각의 챕터에서 스님이 겪은 일상의 이야기 이후 짧은 글귀 또는 에피소드들이 엮여 나온다. 이 짧은 글귀들은 한번 읽고 덮어둘 것이 아니라, 해당 챕터에 대한 이야기들이 궁금할 때 한 번씩 펼쳐 읽고 마음에 담아두면 좋을 듯하다. 다음은 책을 읽으며 감명 깊게 읽었던 구절들과 그에 대한 감상을 짧게나마 정리해본 것들이다.

 

내 머리에서 떠오른다고 그 생각들이 다 사실은 아닙니다. 특히 내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떠오르는 생각들을 다 믿지 마세요. 몸이 아프면 계속 이렇게 아플 것만 같고, 수험생이면 계속해서 컴컴한 터널을 걸을 것만 같고, 상실의 경험 때문이면 영원히 이렇게 힘들 것만 같아요. 하지만 절대로 영원한 것이 아닙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낀 부분이었다. 나는 평소 고민이 많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도 남들보다 많은 편이다. 사실은 머릿속에 떠오른 고민들로 인해 고민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인데, 나는 나의 생각이 고민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구직활동을 한참 하고 있을 때에는 내가 이대로 취업에 실패하면 어떡하지라는 고민에 빠져있었다. 몸이 아플 때에는 큰 병에 걸린 것 같은 기분에 시달렸다. 하지만 그러한 고민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머릿속에서만 맴도는 것에 불과하다. 혜민 스님이 이야기하듯 고민들, 생각들은 내 머릿속에 잠시 머무는 구름처럼, 흘러갈 것이라 생각하는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 싶다.

 

혹시 살면서 뭔가를 내려놓지 못해서 감정적으로 힘들다고 느낄 때, 있는 그대로의 마음 상태를 허락해보세요. ‘좀 힘들어도 괜찮아, 좀 아파도 괜찮아.’ 마음속으로 속삭이다 보면, 마음이 고요해지면서 내 안의 상처를 자애의 눈길로 보듬어주시는 내 안의 또 다른 큰 나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살다보면 쉽게 내려놓지 못하는 경우가 참 많다. 부모님에게 잘하고 싶고, 여자친구에게 잘하고 싶고, 직장에서도 잘하고 싶은 욕심들로 가득 차있는 나를 보게 된다. 어느 하나도 쉽게 내려놓지 못하고 다 잘하고 싶어 한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대개 그럴 것이다. 쉽게 내려놓지는 못하면서 또 모두 다 갖기도 어렵다. 그것은 나의 능력의 부족이나 나의 한계 탓이 아니라 그냥 그 상황이 그런 것이다. 그럴 때 한발자국만 물러서 나를 보자. ‘좀 힘들어도 괜찮아, 좀 아파도 괜찮아.’라며 나를 어루만져주자. 내 안에 잊고 지냈던 더 큰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인생이란 잠시 머물러 가는 점들이 연속되어 있는 것으로 어딘 가에서는 잠시 쉬어도 좋다. 조급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인생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에요. 왜냐하면 기다리면 다음 번 버스가 또 올 줄 알았는데 버스 노선이 아예 바뀌어버려 버스를 영영 못 타는 경우가 생겨요. 언젠가 하겠다고 마음먹는 거, 생각났을 때 바로 해보세요.”

 

보기에 따라 길지도 않지만 짧지도 않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나에겐 수많은 선택의 시간들이 있었다. 때로는 시간이 지나 돌아보았을 때 후회하지 않을 선택들이었고, 가끔은 내가 왜 그랬을까하며 후회가 많은 선택들도 있었다. 눈치만 보다가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허송세월만 보냈던 시절도 있다. 기다리기보다 한발 먼저 앞서나갔다면 지금쯤 다른 모습의 인생을 살고 있을까. 혜민 스님은 이런 인생의 선택과 기회를 버스로 간단하게 대치시켜 보여주고 있다. 버스가 금방 올줄 알고 기다렸는데 사실 버스 노선이 아예 없어졌을 수도 있다. 인생의 선택들도 마찬가지다. 이번에 하지 않으면 다음에 금방 그 기회가 올 줄 알았건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 기회가 다시 오지 않을 때가 있다. 허망하면서 스스로 원망스럽다. 꼭 하고 싶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그 마음을 먹었을 때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내 스스로의 선택을 믿어 보자.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을 조곤조곤 이야기해주는 혜민 스님과의 만남으로 내가 알게 된 것은 어쩌면 이미 알고 있던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매우 사소한 것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고서 나의 존재에 대한 신선한 감동을 얻게 되었다. 그것은 나는 이미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소중하고 사랑받을 만하다는 너무 당연하지만, 매우 사소하게 느껴지던 사실이다. 나는 완벽하지 않을 수 있지만 나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완벽하고 싶다. 혜민 스님과의 만남을 통해 앞으로 생각하는 방법이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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